본문 바로가기
독서기록

[독서기록] 튜브 / 손원평

by 조이우 2024. 11. 26.

 
 ★★★☆☆
(24.08.10 완독)
 

손원평 작가는 이미 '서른의 반격'이라는 책에서 만났는데, 역시 아주 잘 읽힌다.
가볍게 풀어내는 힘을 가졌다. 
주인공 김성곤 안드레아는 현실에 흔히 있을법한 중년 아저씨지만, 묘하게 불쾌감을 주는 캐릭터다.
영혼 없고, 감수성 없는, 오로지 성공이나 돈에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캐릭터라 그런지 처음부터 응원할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다.
 
김성곤의 변화의 시작은 '허리는 위로. 어깨는 아래로. 등은 그 사이에. 백 투 더 베이직!'
역시 무슨 일을 하고자 할 때는 자세가 중요한 법.
자세에서 태도가 나오는 것 같다.
한 연예인의 인터뷰가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해주신 말씀이라는데, '허리를 쫙 펴고, 입꼬리를 쫙 올리면 세상에 못 할 일이 없다.'
예전에 듣고 메모해 놓았던 기억이 났다.
자세를 교정하고 싶어졌다.
 
김성곤이 지푸라기라면 그에게 튜브가 되는 존재는 박실영이라는 인물이었다.
삐뚤어진 마음으로 다가갔던 김성곤은 그와 대화를 하며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실영은 주어진대로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가는, 세상을 통달한 인물 같았다.
박실영은 삶을 적으로 만들지도, 삶에 굴종하지도 않았다. 
인생이라는 파도에 맞서야 할 땐 맞서고 그러지 않을 때는 아이의 눈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관찰했다.
어떤 삶을 겪어내야 그런 단단한 평화로움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
 
한 인물의 성공스토리로 끝났다면 아주 뻔한 이야기였겠지만, 이 책은 또 다시 주인공을 좌절에 휩싸이게 한다.
수많은 실패와 잠깐의 성공을 맛 본 김성곤은 또 다시 원래대로, 처음의 상태로 돌아간다.
그 반복에 의미가 없어보이지만, 분명히 전과는 다르게 무언가 배우고 성장했길 바란다. 
극과 극인 김성곤과 박실영의 대화를 들여다보며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많이 배운 것 같다.

'독서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기록] 종의 기원담 / 김보영  (1) 2024.11.27
이끼숲 / 천선란  (1) 2024.11.09
마당이 있는 집 / 김진영  (1) 2024.11.08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 곽재식  (3) 2024.11.07
노랜드 / 천선란  (0) 2023.04.13